2013년 10월 29일 화요일

공학도가 프리젠테이션 할 때...

아직도 학생인 저는 프리젠테이션을 주구장창 하고 있습니다... 만든 PT만도 한 이삼백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다행히 군생활하면서 파워포인트는 손에 익혀나와 다행입니다...

개인적으로 경영이나 마케팅 수업도 들어보긴 했지만 이공계 발표가 훠어얼씬 어려운것 같습니다... 공대 쪽은 발표가 주로 연구계획이나 상황들에 대한 설명, 교재, 논문들을 세미나 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떤 합리적인 주장이나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식으로 전개하기가 참 까다롭습니다...

그렇다보니 대부분 대학교재의 강의자료 포맷을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떤 임팩트 있는 사진이나 그래픽, 간결한 멘트들을 사용하고 싶은데, 여러모로 제약조건이 많습니다... 일단 임팩트 있는 사진이 없어요... ^^

공학을 하시는 분들은 대다수가 무형의 것이나 존재하지만 안보이는 녀석들을 연구하실꺼에요...

이런 걸 설명하는게 참 골 때립니다... 물론 공학도라고 해서 무언가에 대한 주장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빈도수로 따지면 대상에 대한 설명이 거의 대다수입니다...

즐겨 사용하는 wifi의 기술적 사항들을 설명하라고 하면 임팩트 있는 그림이 뭔 소용이 있겠습니까... 웬지 좀 자질구레 한 내용들의 언급이 많이 되는 편이 되죠.

그렇다고 PT를 워드프로세서로 사용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좀 더 좋은 PT가 되기 위해서 나름 노력하는 몇가지 팁을 올려볼께요...
이 것은 개인적인 스타일이며, 굵직한
(사실 내가 기억하기 위함이에요 ㅠ,ㅠ)


첫째, 그림이 없으면 그리자...

실제 내가 발표할 자료들을 깊게 연구한 사람들도 있고 인터넷에 보면 그런 대상을 재미있게 설명해놓은 훌륭한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내가 말해야 할 핵심을 찾다보면 그리 이해될만한 그림이 별로 없습니다.
이럴 땐 그려야 됩니다. 내가 이해한 걸 토대로 내가 내 입맛에 맞게 그림이나 블록도를 그려야됩니다. 내가 모르는 건 빼버려도 됩니다... "내가 이해한게 진리다." 라는 자신감을 갖고 그리세요. 내가 이해하지 못한 그림을 넣는 것보다 낫습니다. ^^



둘째, 용어와 그래프 설명을 제대로...

별에별 용어가 다 튀어나옵니다... 다 아는 사람에게 발표를 하면 용어설명이 필요없지만 주로 발표라는 것이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할 때가 거의 100% 입니다... 공학도들은 어떤 현상이나 원리를 주로 수식으로 설명합니다... 이런 수식은 물리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를 간결하게 말하고, 이 용어가 갖는 값이 높으면 좋은건지 낮으면 좋은건지를 이야기 하는게 좋습니다... ("수식은 가장 짧은 글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래프를 설명하는건 한가지 원칙만 기억하면 됩니다.
x축과 y축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말할것... x축과 y축의 의미나 단위를 모르겠다면 그냥 지워버리세요... 그래프 넣을 때 축이 잘보이게 표시해주는것이 좋습니다...
당연한 소리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실수 합니다...



셋째, 모르는 말은 삭제, 알아야겠으면 한계를 정하자...

세미나를 하면 자연스레 공부가 됩니다... 말을 알아들을때까지 바닥으로 치닫거든요... 저는 회로쪽을 공부하는 터라 과거에 세미나가 잡히면 지도교수님께서 이거아냐 저거아냐 물어볼까봐 바닥으로 계속 떨어져만 갔습니다... 그런데 계속 가다보니까 본래의 목적을 잊어먹더라구요... 계속 바닥으로 가고 있으면 칼로 딱 자르듯이 잘라버리세요... 그렇게 하면 결국 모르는 말을 쓰는게 아닌가 하실텐데 모르는 말 맞습니다... 그래도 본래 목적의 한 두개 아래쪽 용어는 청중이 크게 집중 안합니다...



넷째, 결론을 먼저 말하자...

제일 중요하죠... 저는 결론부터 말하려고 노력합니다... 서두가 길면 청중은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떤 책에서 봤는데 임팩트가 큰 발표는 재미있게 이어져 나가다가 결론에 쾅 터뜨리는 것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재미지게 이어나가기가 어렵다는 ㅠ,ㅠ...
그래서 결론을 먼저 말해놓고, 즉 폭탄을 먼저 터뜨리고 나면 임팩트는 조금 줄겠지만 서두의 전개가 훨씬 쉽고 그 과정도 청중이 재미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논문 세미나가 다른 자질구레한 세미나보다 청중의 반응이 괜찮은것은 abstract에서 나 뭐했지롱~ 하고 결론부터 말해준 다음에 이걸 왜 했고 어떻게 했고 뭘 만들었고 성능이 어떻고 블라블라 나오기 때문에 청중의 집중도가 높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청중의 집중도를 "내가 뭘 했지롱~"을 말 안하고 이끌어내는게 가장 좋습니다... 준비를 많이할 시간이 있으면 미괄식으로 가세요 ㅎㅎ